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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P500 지수에 포함된 500개의 기업, 또는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된 100개의 기업들은 모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세계 수백 수천개의 회사들을 압도하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가총액을 쌓아올려 세계 최대 주식 시장의 대표지수에 편입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쟁력이 있다고 하여서 무조건 독점적 지위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넷플릭스의 예를 들면, 넷플릭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지닌 OTT 플랫폼입니다. 2억명이 넘는 구독자를 얻을만한 타사 대비 경쟁력이 있는 것이죠. 하지만 넷플릭스가 독점 기업인가? 또는 독점적 지위에 오른 기업인가? 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NO를 던질 것입니다. 슈퍼 IP를 보유한 디즈니의 Disney +, 왕좌의 게임과 워킹데드 등을 지닌 AT&T의 HBO MAX, 빅테크 아마존의 프라임비디오 등 넷플릭스 보다도 덩치가 더 큰 회사들과 한 명의 구독자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신규 드라마, 영화 제작에 재투자하기 바쁘다는 게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쉽게 보이기 때문이지요.

미국 3대 OTT 서비스

 

오늘 포스트의 제목에 언급한 유니티, ASML, 그리고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전혀 다른 업종에 속한 기업입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여러 콘텐츠 덕분에 주가가 많이 올라서 넷플릭스 주식을 샀다면 높은 수익률을 얻었겠지만 저는 기왕이면 경제적 해자가 넓은 종목에 마음 편한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데요. 이 세 개의 기업은 게임 엔진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 반도체 장비 제공 업체, 의료 기기 및 소모품 제공 업체로서 전혀 다른 섹터에 속해있지만 공통점은 크게 세 가지를 갖고 있습니다.

 

$U, $ASML, $TMO의 공통점

  • B2B 종사 기업이라는 점
  • 비즈니스 관계를 갖는 기업들 중에 어느 기업이 1등이 되든 상관이 없다는 점
  • 서비스 및 장비 제공 업체로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

 

유니티 (티커 : U)

유니티는 게임 엔진 제공 기업이며 메타버스 관련주로 꼽힙니다. 게임을 만드는 기업들에게 엔진을 제공하는 B2B 기업이며 메타버스 진입 시기에 리드 플랫폼으로 떠오르려는 홀로렌즈와 윈도우 OS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로 회사 이름을 바꾼 구 페이스북, AR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스냅과 애플, 구글 등 쟁쟁한 기업들이 있고 10년 20년 후 어느 기업이 스마트폰 시대의 구글과 애플의 입지를 누릴 지 모르지만 자신들의 플랫폼을 구성하는 데 유니티의 엔진이 쓰일 것입니다. 어떤 기업이 이기든 유니티는 리스크를 받지 않는 포지션입니다. 자체 개발 엔진을 사용하는 게임 스튜디오도 있지만 언리얼 엔진의 에픽을 제외하면 위협될만한 기업도 적은 편입니다.

Unity Technologies

 

써모피셔사이언티픽 (티커 : TMO)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의료 바이오 업체들에게 분석 기기와 분석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시약 및 소모품을 제공하는 B2B 기업입니다. 한국, 미국, 유럽, 일본 그리고 중국까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어서 헬스케어 업종은 계속 커질 텐데요. 존슨앤존슨, 머크, 화이자, 애브비와 같은 대형 제약 업체부터 중소 바이오 기업들이 효능이 좋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을 거듭할테지만 TMO는 어떤 기업이 신약 개발에 성공하든 어떤 기업의 신약이 효능이 더 좋든 안좋든 관계없는 포지션에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 효능 여부에 따라, 치료제의 부작용 여부에 따라, FDA 승인 여부에 따라 주가의 변동성이 큰 것이 헬스케어 업종 투자하기 꺼려지는 이유 중 하나인데, TMO는 앞서 언급한 리스크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경제적 해자"라는 부분에서 미국투자리서치 기업인 모닝스타 Morningstar 에서 wide moat 등급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Thermo Fisher Scientific

 

ASML (티커 : ASML)

ASML은 반도체 8대 공정 중 하나인 포토 공정에 필요한 노광 장비를 제공하는 네덜란드 기업입니다. 한국의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대장주인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 그리고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 생산 업체가 주 고객인 B2B 기업입니다. 나열한 기업들의 주식을 사는 건 해당 기업이 업계의 패자가 될 것이라고 "배팅"을 한 것입니다. 그 배팅이 맞았다면 대박이지만 실패하거나 기대에 못미친다면 기대감으로 올랐던 주가는 반납 또는 그 이상의 하락을 보게 될테죠. 하지만 ASML은 어느 기업이 파운드리의 패권을 쥐든 ASML이 지게 될 리스크가 거의 없습니다. ASML은 반도체 생산 기업들의 치킨게임을 반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ASML Holding  N.V

 

반도체 장비 3대장으로 ASML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가 꼽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8대 공정 중 전담하는 공정이 달라서 AMAT와 LAM을 경쟁 업체로 보지는 않습니다. 일본의 캐논과 니콘이 노광 장비 쪽에서 ASML의 경쟁업체이지만 미세공정의 핵심인 EUV (극자외선) 노광기에서 100% 점유율, 구형인 DUV (심자외선) 노광기에서는 88%의 점유율을 유지 중으로 독점이라는 단어를 최대한으로 실현 중인 기업입니다.  (흔히 ASML이 니콘과 캐논에게 밀리다가 EUV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서 일본 기업들의 점유율을 역전했다고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지만 EUV 이전 노광기부터 ASML은 일본 기업들을 앞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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