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파운드리 기술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TSMC는 슈퍼을 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 미세공정의 핵심인 EUV 포토레지스트 노광기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네덜란드 기업인 ASML 역시 슈퍼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팹리스 기업에게 슈퍼을인 TSMC 그리고 그런 TSMC 에게 EUV 노광기를 판매하는 ASML은 슈퍼 병이라는 게 정확해보이긴 합니다.

 

워렌 버핏의 투자 철학 중 하나는 독점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다른 말로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ASML은 버핏의 투자 철학을 관통하는 기업 중 하나이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네, 고성능의 반도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ASML의 매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둥 장밋및 전망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넓은 경제적 해자를 가졌는데 업계 전망마저도 밝다? 좋은 전망, 내가 듣고 싶은 정보만 찾아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이런 의문이 생기는 이유는 ASML은 제가 사고 싶은 주식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가가 떨어질 때 "오히려 좋다"는 말이 나오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 원칙입니다. 조정, 하락장은 세일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해도 동요받지 않아야 한다는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해당 주식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알아야 하락장에 버틸 멘탈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Risk 1, 노광기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ASML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우물만 파라는 격언처럼 ASML은 노광기 하나만 집중해서 나스닥 ADR 기준으로 현재 323조원 규모의 반도체 장비 기업이 됐습니다. n나노 대 미세공정을 위한 EUV 노광기가 43%, 액침불화아르곤이라 불리는 ArFi가 38% 두 개의 노광기에서 80%가 넘는 매출이 나옵니다.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판단하시면 될 것 같네요. 

 

그렇다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계 대장주들 하나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ASML 대비 다양하냐? 라고 한다면 어느정도 "Yes" 입니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 제재 이후 한국에 R&D 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것으로 유명한 램리서치는 식각 공정에서 (ETCH) 업계 1위이면서 증착 공정에서도 AMAT(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EUV 노광기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ASML이 입지가 많이 올라갔지만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1위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인데요. 이 기업은 증착 공정이 강점이며 그 외 식각, 계측 및 검사 공정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ASML의 매출 구성

 

하지만

반도체는 8대 공정 중 (웨이퍼 제작, 산화, 포토, 식각, 증착 및 박막, 금속 배선, EDS, 패키징) 어느 하나 안 중요한 공정이 없습니다. 어느 한 공정에서 미스가 발생하면 나머지 7개 공정에서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 반도체 수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각각의 공정이 모두 중요하며 하나의 공정에서 독점력을 갖는다면 납득할만한 매출 구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듭니다.

 

 

Risk 2, EUV 노광기는 1년에 30~40대 밖에 생산을 못함

7nm 이하의 미세공정을 위해 꼭 필요한 EUV 노광 장비는 기사마다 다르지만 1년에 30대 혹은 40대가 양산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 리스크에서 언급했듯이 ASML은 8대 공정 중 포토 리소그래피에 몰빵이며 EUV의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지요. 이런 고가의 장비가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Risk 3, 캐논의 역습?

캐논에 앞서 니콘은 ASML가 노광 분야 1위에 오르기 전에 한때 1위였던 업체입니다 (1990년대). 그리고 현재도 캐논 보다 점유율이 높은 2위 업체입니다. 3위인 캐논의 역습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ArF 액침 노광기부터 현재 EUV 노광기까지 ASML은 혁신을 통해 일본의 두 업체를 압도했습니다. 나노 공정이 화두가 돼서 그렇지 EUV 이전에도 2010년 기준으로 ASML은 노광 장비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 기업이지요. 즉 하려는 말은 이겁니다. "업체 1위라고 하더라도 (니콘) 기술 혁신으로 인해 언제든지 후발주자에게 (ASML) 역전당할 수 있다." 노광 분야 3위인 캐논은 견적이 나오지 않는 EUV 대신 나노 임프린트 리소그래피 (nano imprint lithography, 이하 NIL) 개발하는 쪽으로 우회했습니다. 물론 NIL 기반 노광 장비를 만든다고 기사가 나온 것도 이미 6~7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기사가 없는 것을 보면 개발이 녹록치 않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노광 장비 업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투자자 입장에서 캐논의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